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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통곡의 벽.”
-네.
누구보다 아크 데우스의 위력을 잘 아는 헤일로가 전방위가 아닌 반구형으로 통곡의 벽을 형성할 것을 주문했고. 벽에 대해 아는 이들은 어렵지 않게 퉁겨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워프.”
이동이라는 수단에 있어서만큼은 헤일로보다 상위의 능력을 보유한 모스는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이 아크 데우스가 통곡의 벽에 부닥치기 직전, 검은 구멍을 열었다. 모스식 게이트의 출구는 막 안쪽이자 헤일로의 코앞.
경악.
모스는 일전, 헤일로가 항성계 곳곳에 배치한 아케인 번을 게이트로 전송시켜 유효한 무기로 사용한 것을 잊지 않았다. 이 고래는 복제에 악마적인 재능을 가졌다.
“깊은 걸음.”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던 걸까. 헤일로는 눈은 물론이고 감각으로도 쫓을 수 없는 작살을 블링크와 깊은 걸음을 섞은 회피기동으로 피해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크 데우스가 지나간 흔적을 인식하고 나서야 헤일로는 안도하며 이동을 멈추고 모스가 있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데 대뜸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그 웃음에서 위기를 느낀 헤일로가 침잠하는 비와 지옥을 삼키는 뇌우를 동시에 사용. 동시에 심속화를 강하게 의식해 육체를 보호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중력의 마녀 앞에서 의미가 없었다.
“재밌는 것을 보았구나.” 나도 해보련다.
라는 뒷말이 흐릿하게 들릴 때쯤. 사라졌던 작살 형태의 광채가 후방에서 등장. 이번에는 마녀가 아크 데우스를 모스와 똑같은 방식으로 가져왔다. 썩을, 작게 욕을 뱉은 헤일로는 회피에 전력을 기울임에도 마녀의 게이트 생성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어 점점 아크 데우스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는 걸 느꼈다. 그는 외통수에 몰렸음을 인정하고 최후의 수단을 감행.
“호호, 으응? 거기서 뭐 하니.” “같이 가시죠.” 세이프게임


헤일로는 웨이테이의 등 뒤로 이동해 기습적으로 그녀의 복부를 끌어안으며 수플렉스를 먹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마녀는 당황하였으나 그것도 잠시, 기책을 발휘한 헤일로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무가내로 부닥치고 보는 게 예전의 나 같기도 하고. 제자의 기도 살려줄 겸 이번에는 당해주자고 마음먹은 웨이테이. 그러나 그녀의 가슴팍을 뚫고 지나려던 아크 데우스는 전면에 생겨난 게이트를 통해 사라졌다. 그것이 다시 나타난 건.
븍-

상공에서 여유롭게 관전하며 육체를 회복하던 모스의 정수리였고, 당연하게도 전신을 관통하여 그때처럼 내부를 증발시켰다. 경인족의 가죽이 바람을 타고 낙하하는 것을 잠시 바라본 마녀는 침음성을 흘리다 제자에게 물었다.
“케프라는 아이의 조언이니?” “그렇습니다.”
“쫓기는 척을 했구나.”
“일거양득이었지요.”
모스의 완전한 방심과 웨이테이의 빈틈을 찌르는 수. 리스크가 높았으나 충분히 고려할 만했다고.
“게이트 마법에 한정하면 나보다도 연산이 빠르구나. 보조뇌 덕일까.” “말씀하신 대로 팰리스의 공이 큽니다.” “…너의 아이들이 추락한 것도 아니었구나. 당했어.” “스승님께서 그리 말씀하실 정도는 못됩니다. 눈속임이지요.” 헤일로는 멀고 먼 아래에 대형 게이트를 생성해 창백의 성 지하와 연결했다. 아군만 골라서 전송시켰고 신호를 받으면 언제든지 출격이 가능한 상태로 대기. 실제로 모스가 제거되자 작전대로 웨이테이의 주변을 포위하고 있다.
입술을 달싹이던 웨이테이는 자신이 거꾸로 허공에 매달려 있음을 깨닫고 복부를 잡은 헤일로의 팔을 검지로 톡톡 건드렸다. 세이프파워볼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놓고 물러나는 헤일로. 웨이테이가 어떤 마음을 먹었는지 짐작하는 눈치다.
“훌륭해.”
“스승님께서 잘 가르쳐주셔서 그렇습니다.” “우주전이 기대되는구나.” “…네?”
헤일로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후후. 원룸으로 돌아가거라 세계를 뗄 참이니.” “아, 예. 들어가십시오. 스승님.” 대장전의 승부는 모스가 나타나면서 결정되었다. 웨이테이는 당장 우주전을 열고 싶었으나 바트 록터가 애 좀 괴롭히지 말라는 말에 오늘은 자중하기로 하였다.


데카 페이지 플레이어가 되기 전에 한 번 더 구실을 만들어야겠어. 헤일로가 들었다면 몸서리를 쳤을 말을 속으로 되뇐 중력의 마녀는 멀어지는 자신의 제자를 눈에 담으며 세계 연결을 끊었다.
“또 보자, 제자야.”

*
“흐아.”
등이 식은땀으로 축축하다. 스승님이 내게 중력추를 준 이유가 사실 지금처럼 데리고 놀기 위해서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
후우.
어찌 되었건. 선물을 주기 위함이라는 명분 아래에 진행된 세계전은 끝났다. 내가 취한 건, 모스가 더 강해졌다는 정보와 그걸 물리쳤다는 것. 그리고 이거.
[헤일로, 핏빛행성편 - 악트니디아 아르가타 패키지.] 이 장난감 같은 캡슐 다발을 얻으려고 내가 그 고생을! …가격을 알아보니 보통 비싼 게 아니라 던지진 못했다. 하여튼, 다음에도 이런 식으로 선물을 주려 하면 그냥 도망치련다.
나는 지쳐서 케프와 레스 그리고 도시설계에 지식이 있는 학자들을 불러 시설의 설치를 맡겼다. 표면세계2, 1회차 마탑의 최상층에 앉아 쑥쑥 올라가는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다시 만년을 함께했던 페어리들을 지금 불러오고 싶어졌다.
안 되지.
관리국이 주시하고 있을 게 뻔하다. 잠깐 꺼내 파워볼사이트 와서 이미 들킨 게 아닌가 싶다만, 뭐라고 쪼면 모스 때문에 흘러들어왔다고 할 참이다.
잠깐, 그러면 그걸 명분으로 그냥 데려오면 안 되나? 모스가 억지로 끌고 왔다!
이런 식으로 우기자. 그래, 자기들이 어쩔 거야. 케프에게 생각을 말하니 명분이 아쉽기는 하나 모스는 통제 불가의 신성이니, 관리국도 어떻게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의견이 돌아왔다.


“좋아.”
땅에 흙을 좀 깔아서 일정 지역을 최대한 붉은 행성과 유사하게 만든 뒤에 게이트를 열어 이주를 원하는 녀석들만 데려왔다. 남기를 바라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유는 이곳의 환경이 부족하다고 느낀 게 첫 번째고, 붉은 행성은 자신들이 없으면 멸망해서가 두 번째다. 세 번째도 있느냐고 묻자, 고개를 저었다. 무당벌레, 페어리, 나비가 들어오자 심심했던 표면세계2도 활기가 돌았다.
땅고기가 보도블록에도 적응을 잘해서 다행이네. 지금은 안 보이지만, 보도블록 저항력이나 적응력이 생겼을지도. 내가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착착 정리되어가는 세계를 보며 미뤄두었던 알림창을 띄웠다.

[주식 현황]
[1. 아데오나 테마, 헤일로 머천다이즈 샾(HMS)] [보유 : 18,150]
[*거래가 : 215,000] 주가 급등.
3만 근처였는데. 7배나 부풀었을 줄이야. 하긴, 그렇게 성장했으니 이만한 규모의 패키지를 팔지. 금화로 환산해보니 대략 39억 개.
어디가서 돈 없다는 소리는 안 듣겠어. “소지금 확인.”
[금화 : 86,500]
1주도 못 산다. 저번 투자 때 선물로 받은 금화까지 다 넣었더니 거지 신세. 마주 보는 심연에게 금화를 받아서 주식을 살까 했으나, 혹시 하루아침에 망하면 그 원한이 어디로 향할지 뻔해서 그냥 이번에는 투자를 아예 하지 않기로 결정.
생활비는…, 이번에 받는 시청료랑 선물상자면 되겠지. 표면세계의 주인이라고는 하나 내부 시설을 활용할 때에는 금화를 낸다. 처음부터 공물을 받았으면 모를까, 잘 구축된 정의로운 왕 이미지를 훼손할 수 없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다음은 간략하게 내가 플레이한 내용을 목차처럼 나열해놓은 창이 있었는데, 스크롤이 끝도 없이 내려간다. 워낙 플레이 시간이 길어서 이런 모양. 슥 훑어봤으나 흥미로운 문구는 없었다.
패스.
[비평란]
[붉은 안경 : 나부끼는 깃발, 모진 바람에도 꼿꼿이 서서 화려하게 천을 펄럭이는 깃발은, 난제를 수행하는 헤일로와 닮았다.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민둥산처럼 무엇 하나 쓸만한 게 없는 행성은 민둥 행성이라 불린다. 과거, 어떤 전조도 없이 등장하는 민둥 행성에 쓸모 있는 자원이 조금도 없을까?, 라고 의문을 가진 신성들이 있었고 그들은 플레이어나 신도에게 민둥행성 조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확실히 없다.로 종결되었다. 문제는 결과 뒤에 덧붙은 의뢰 수행자의 사견이었다. 모든 민둥 행성의 손상 정도가 같았으며 우리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민둥 행성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참담한 일이다. 세이프파워볼
노나 페이지 플레이어 이하는 읽을 수 없는 비평이기에 밝힌다. 붉은 행성은 어느 단체의 희생자다. 높은 등급의 스크롤을 제작하기 위해 행성 외부에서 충격을 가해 맨틀과 대기권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지성체를 절멸시켰다. 그 단체와 관련하여 정리해둔 칼럼을 이쪽에 열었으니 관심이 있는 자들은 하단의 링크를 타고 가보길 바란다.
그렇게 어느 단체에 의해 멸망 당한 행성을 준낙원으로 만든이가 있다. 그렇다. 두 번째 스크롤에서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관찰의 정령을 선물하였던 플레이어. 헤일로. 그는 민둥 행성이 과거에 누렸던 영광을 되찾게 도왔을 뿐만 아니라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지성체까지 남겼다. 다만, 안타깝게도 해당 행성의 신성은 헤일로에게 여력을 넘기고 소멸하였다. 언제고 새로운 신성이 발아하리라 믿는다.

단순히,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 하기에는 그가 겪은 고초가 너무나도 크다. 완전몰입 기능을 이용해 그의 육체에 깃들어본 자는 알 것이다. 통각을 10%로 낮추었음에도 끔찍한 고통이 초 단위로 느껴졌고 다른 감각이 차단되면서 아득한 공포가 찾아왔다. 고통을 동반한 삶을 반복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끝내 성공한 그를 누가 존경하지 않으리.
많은 일이 일어났으나 플레이어 도감에 기록에 남을 만한 장면이 하나 있다. 그 장면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추가 요금을 내고 영상액자로 담아 평소 일하는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그가 1회차라 칭하는 시기, 최초로 용암호수를 만나고 거기에 자리를 틀고 씨앗을 대량으로 뿌렸던. 그 광경. 붉은 꽃을 그대로 확장한 듯한 형태로 방울이 세상에 퍼졌을 때의 감동은, 누구도 제대로 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소소하게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최초의 마탑 1층, 헤일로가 칼을 내려놓고 페어리에게 주방장을 넘겨 줄 때. 흡사 왕위 이양과도 같아서 나답지 않게 크게 웃었다. 조수가 당황할 정도였으니 나를 아는 자들은 짐작이 갈 것이다.


모스와 헤일로의 라이벌 구도는 다수가 열광하고 지지했으나 이번만큼은 과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 많다. 나 역시 같은 의견이며 헤일로의 고충을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플레이였다. …헤일로에겐 미안하지만, 모스가 그만 노린다는 점이 우리에겐 다행이라 하겠다. 최근 신성으로서 모스가 급격하게 성장했다. 그가 돌아다니는 우주에 존재하는 신성들은 파파라치를 발견한 것 이상으로 경기를 일으킨다고 한다. 어려운 부탁이겠으나 부디 모스를 잘 관리하여 다른 우주에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파워볼실시간
마지막으로 헤일로의 마법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플레이에 등장한 대규모 마법은 아케인 번과 아크 노바, 그리고 모든 신성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던 아크 데우스가 있다. 아크 노바와 아케인 번은 그래도 익숙한 방식이어서 대처할 방안이 있으나 아크 데우스 같은 경우엔 인식 자체가 어렵고 막는다 하더라도 저렇게 내부만 증발하는 식이면 자체적으로는 방어가 어렵다. 말이 모스 전용 마법이지, 작정하고 사용하면 우주 하나 밀어버리는 건 일도 아닐 터. 본인이 가장 잘 알겠지만, 힘을 가진 자는 그만큼의 자제력과 인내심도 함께 가져야 한다.
한낱 고래와 인간이 신성을 위협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물론, 본인은 그대가 고블린의 몸으로 오크를 물리칠 때부터 알아보았다.
헤일로가 플레이어의 벽에 닿은 것을 축하하며 비평을 마무리 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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