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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여행을 떠나면 어떻겠냐고 말해봤다.
“아이들을 두고 어딜 간다는 말이냐.” “그럼 프-”
“프레스는 꿈도 꾸지 말거라. 그는 고와 아이들의 생명이다.” “…이곳을 거점으로 삼는 건은 괜찮지?” “고얀 것.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구나. 103호는 그대의 것이니. 마음 가는 대로 하거라.” 거점 지정석.
거래소에서 판매하는 펜타페이지 전용 물품으로, 흔히 거점석이라 불린다. 다른 도시에 가더라도 연결된 귀환석이 있다면 언제든지 해당 위치로 귀환이 가능하다. 다만, 설치 조건이 까다롭다.

설치된 장소는 반드시 처음 방문한 도시의 자택이어야 한다.

귀환석 사용 시 사후세계 시간으로 일주일간 재충전 필요.

중복 구매 불가.
허락이 떨어지자 즉시 거점석을 내 방 거실에 설치. 슬쩍 뒤를 보니 메리의 눈이 게슴츠레하다. 말은 그렇게 해도 탐탁지 않은 모양.
“개인 귀환석으로 샀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귀환석도 종류가 많은데, 공용 귀환석의 경우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서 악의적으로 사용하고자 들면 테러를 벌일 수도 있다. 실시간파워볼
“알고 있느니라. 어디로 갈 참이냐. 근방의 도시는 수도 없이 많다.” “페이퍼 롤의 특산품이 팔릴 만한 곳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교역을 하려는가?” “그래.”
아더넷이랑 댓글 보니까 펜타페이지가 되면 다들 소소하게라도 장사를 하는 듯했다. 크게 두 종류로. 시청자를 위한 물건을 만들어서 신성이 후원하는 거래소에 올리거나 각 도시의 특산품을 사고팔거나. 들리는 말로 후자의 방법으로는 큰돈을 만지기가 어렵단다.
하지만 모스의 워프를 이용해 도시 간 이동 시간을 단축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은 차익은 물량으로 메우자.’ 그럴 계획이었다. 이 말을 듣기 전까진.
-헤일로, 사후세계에서는 가지 않은 장소으로의 워프는 불가하다. 선의 흐름이 매 순간 바뀐다.
사후세계는 모스 본인이 네임드가 되었던 이야기 속이 아니기에 모든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보험으로 구매한 것이 거점석.


그래서 지금은 도시의 위치와 특산품을 기록하는 여행이 될 것이다.
“그건 마음에 드는 말이구나. 아이들이 타 도시의 특산품을 맛볼 수 있겠어.” 먀아아~
이젠 제법 자라서 메리 주변에서 맴돌며 장난을 치거나 바닥을 뒹구는 삼냥이.
‘재들을 보기 위해서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와야지.’ “타 도시 특산품은 페이퍼 롤에서도 팔지 않나?” “합리적이지 못한 가격이니라.” ‘비싸다는 말이네.’ 메리는 궁에 금화를 산처럼 쌓아두고 살지만 파워볼실시간 , 쉽게 쓰지 않는다. 궁의 위치가 드러나는 걸 꺼리는 기색이었다.
‘시청 직원은 아는 거 같던데.’ 메리가 말하길 페이퍼 롤은 식(食)을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특히 훈제한 육류가 일품이라고.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삼통에서의 오리 훈제는 이제까지 먹은 음식 중에 최고였다.
“이 세상에 펜타페이지 플레이어는 셀 수 없이 많다. 비전 없는 교역은 시작부터 흔들릴 게다.” 신입 중 일부가 벌써 콰트로를 달성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펜타페이지에 오르는 게 극단적으로 어렵지는 않다. 무모하게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는 게 아닌 이상 대략 3년에서 10년 사이에 펜타페이지를 달성한단다.
“당연히 주력 상품은 따로 있다.” 중구에 위치한 소형 제작소에서 모스 장난감 백 개를 주문제작. 제작자의 스킬 덕에 공중에 띄워 놓으면 느긋하게 헤엄을 치는 기능도 달렸다. 하나 꺼내서 공중에 띄워놓자, 메리의 뒤편에서 다가오던 프레스가 전투자세를 취했다가 금방 푼다. 세 아기 고양이가 모스 인형을 잡으려고 폴짝폴짝 뛴다.
브우우우 -나는, 저렇게 멍청하지 않다.
표면세계의 모스가 케프와 두던 체스를 멈추고 이쪽을 본다.
“알아. 그래도 비슷하잖아.” -전혀.
[폐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흐리멍덩한 눈빛이 78% 이상 일치합니다. 울음소리는 아예 빼다 박았군요. 정확히 나른할 때 발산하는 음파입니다.] -체크메이트나 받아라. 케프.
[모스, 체크메이트는 승리를 확정 지을 때만 쓰는 단어다. 이렇게 뻔히 보이는 수로는 해선 안 될 말이지.] 두 사람의 시선이 다시 체스로 돌아갔다.
“얼마에 팔고 있느냐.” “음?”
“장난감. 아이들이 좋아하는구나.” 아하.
“개당 금화 천 개.” 메리의 수염이 흔들렸다. 세이프파워볼
“폭리다.”

“지만, 메리에게는 늘 신세 지고 있으니, 선물할게.” “흥.”
제작비는 개당 금화 열 개. 캐릭터 상품이니만큼, 백배는 남겨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모스의 이야기가 유명한 도시가 있다면 좋겠는데. 아니면 신성과 깊게 연결된 도시라거나.’ 페이퍼 롤의 시청은 신성의 개입을 꺼린다. 지원을 많이 받으면 못 이기는 척 요구를 들어주는 것 같긴 하지만.
“언제 가려는가.” “삼통에 들러서 인사하고 바로.” 지금 거기엔 포겐과 삼통의 형제들이 송별회를 준비 중이다.
“노파심에 한마디 하마. 다음 도시에 도착하면 정당하게 입장료를 내고 시청에 들르거라. 그리고 ‘난제’를 해결하면 괜찮은 보상을 받을 것이다.” “가령, 정령도시의 난제라던가?” “아더넷을 보았구나. 옳다. 그런 도시일수록 미해결 난제는 넘친다. 도시와 시기에 따라 내건 난제와 보상이 상이하다는 걸 알아두거라.” 메리가 펜타페이지 이상만 접속할 수 있는 아더넷을 인지하고 있다. 그것도 최신 포스트를. 이 고양이, 정체가 뭘까.
“페이퍼 롤에는 난제가 없나?” “없다. 이곳은 시장이 알아서 해결하느니라. 그런 것보다 교역을 한다면 짐을 실을 수 있는 탈것이 필요할 게다.” “모스로 대처하려고.” 메리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다.
“그럴 줄 알았다. 그 치들은 웬만하면 꺼내지 말거라. 도시에 위협이 되는 개체는 출입을 금하는 곳이 대부분이니.” “그러면?” “사라. 그대처럼 상행을 꿈꿨다 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중고가 많이 나와 있을 터이니 적당한 것을 골라라. 그리고 가능하면 힘을 숨겨라. 그대처럼 전투와 연관된 플레이만으로 펜타페이지에 오른 이는 의외로 많지 않다. 또 모든 도시의 기본 정책은 ‘평화’다. 이를 항상 염두에 두어라.” “깊이 새기지.” 이후로도 여행에 관련된 여러 조언을 들려주기에 경청하였다.
“고가 말이 많았구나.” “큰 도움이 됐어.” “흥, 위험하면 그냥 귀환하거라.” “그러지.”
“잘 다녀와라. 고는 언제나 이 궁에 있음이니.” 그 말을 끝으로 도도하게 돌아서서 삼냥이와 프레스를 데리고 부부의 방으로 가는 메리. 아닌 척해도 정이 많은 묘물이다.
*
삼통 주점

바텐더가 시키지도 않은 맥주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눈빛으로 웬 거냐고 묻자.
“이별주.”
오오오!


“텐더 형님이 생맥주를 서비스로 주는 건 드문 일이야, 형제!” “마셔라! 호의에 원샷으로!” “원샷! 원샷! 원샷!” ‘오늘 밤에 출발하려 했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어렵겠어.’ 거기다 바텐더가 아예 주점의 입구를 닫았다. 흔히 셔터를 내렸다고 표현하는 행위. 밝은 조명 아래 술과 고기들이 테이블 위로 빼곡히 늘어섰다. 그때, 클로즈가 걸린 문이 벌컥 열린다.
“내가 왔네, 형제들.” 파록 포겐의 참전.
“헤일로, 도시를 떠난다고요? 벌써 펜타페이지에 오르셨군요. 축하드려요.” 츄리닝을 입고 급하게 온 듯한 샤멜과. 파워볼사이트
“여행이요? 낭만적이네요.” “언니, 졸려.” “이리오렴.”
팜 알파카 세 자매.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더니.
“이봐, 이기고 내빼긴가?” “허허, 마침 휴식기이길 망정이지. 못 보고 보낼 뻔했구먼.” 신인왕전 우승자 결정전에서 만났던 두 인물. 테플러와 가스트까지 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되자 음식을 만들던 바텐더가 프라이팬을 내려놓고 바 테이블의 한쪽을 차지하는 금색의 종을 울려 이목을 모은다.
“헤일로, 비밀이 반드시 지켜진다면 그대의 영웅담을 말해주겠나?” “예.” “좋다.”
“오오! 텐더 형님께서 힘을 쓰시는군.” “이게 얼마 만이지.” 다시 종을 흔들자 청색의 파문이 주점 내를 휘감았고 책이 펼쳐져 계약서 한 장이 떠오른다. 주된 내용은 비밀엄수. 관련 내용 외부 발설 시 해당 기억 삭제. 국소적 정신조작 면역. 기한 1년.
1년이면 충분하다. 애초에 외부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펜타페이지를 달성했다는 증거이니. 조사하면 금방 드러날 정보.
“즐기게.”
술자리에서 실수로 비밀을 입에 담을까 봐 자제하고 있었는데, 바텐더의 호의로 걱정이 싹 날아간다.
“고맙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내 입만 보며 눈을 반짝이기에.
“그럼 고블린 이었을 때의 이야기를-” “무슨 말이야. 우리는 형제의 지구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거라고!” “그리고 다섯 번째 이야기도!” “…알겠습니다. 지루하다고 후회하지 마세요.”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그들의 얼굴은 고통과 놀라움, 흥겨움과 신비로움에 이어 마지막엔 슬픔을 담았다.
“내 살면서 가족이 만나는 건 많이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너와 네 부모의 비극은 사후세계에서 비로소 희극이 되었구나.” “잘 컸다. 장해!” 아저씨들의 위로와 축하를 받는 중에 파록 포겐이 차가운 맥주잔을 치켜들더니.
“떠나는 헤일로의 앞날을 위하여!” 위하여!
“형제들을 위하여!” 위하여!
“그리고 나를 위하여!” 으하하하, 위하여!
그게 그날의 내 마지막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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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삼통의 2층 객실에서 깨어난 나는 씻고 꼬르륵거리는 배를 붙잡고 1층으로 내려갔다. 바텐더는 이미 말끔한 차림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고, 손님도 몇 명 와있다.
    “헤일로.”
    3인용 테이블에 앉은 파록 포겐이 베이컨 샐러드를 포크로 찍어 먹으며 나를 부른다. “안녕하세요. 어제 또 제 머리를 마이크로 쓰셨더군요?” 머리를 감는데 머리카락에 잘린 탕수육이 엉겨 붙어 있더라.
    “기억이 안 나는걸.” “또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클클, 그보다 언제 떠나는가?” “거래소 들렀다 바로요.” 중고로 나온 탈 것을 살 예정이다.
    “나랑 같이 가세.” “포겐 씨도 페이퍼 롤을 떠납니까?” “몰랐나? 어제 송별회는 나도 포함된 걸세.” “전혀요.”
    “아무튼, 정령도시. 알지?” 어제 형제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유명하더라.
    “예, 요즘 핫하더군요.” “내 지인이 거기 시청에서 일하는데, 공주가 내건 난제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고 하네.” 공주의 난제? 호기심이 일긴 하지만. 세이프게임

  • “수상한 게 한둘이 아니더군요.” “나도 알고 있네. 여차하면 정령화 스킬만 얻고 나오면 되지 않겠어? 정령화 스프레이 말일세. 그걸 맞으면 일시적으로 정령이 된다네, 운이 따르면 정령화 스킬을 배운다더군.” “못 배울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그리고 대부분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도 못해.” ‘아하. 퍼주는 행사로 사람을 끌어모으는 이유가 이거였어.’ “정령도시에 정령이 부족한가 봅니다?” 파록 포겐의 입꼬리가 길쭉하게 올라간다.
    “여전히 머리 회전이 빠르구먼. 내게 본래대로 돌아올 방법이 있다면 어찌 되는가.” “그야, 거절의 이유가 없어지지요.” 포겐이 손을 내민다.
    “여행의 길동무를 찾았구먼.” “저 역시.”
    나는 그 손을 마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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